고스트 랜치에 도착 후 신나게 입구 사진을 찍고 방문자 센터로 걸어가려는데, 같이 버스에서 내린 배낭을 멘 아저씨가 놀러 왔냐고 묻는다. 그렇다니까, 입구부터 방문자 센터로 걸어가려면 엄청 멀다며 각오하고 가던지 아니면 자기 일행이랑 같이 타고 가자고 한다.
내가 의심의 눈초리로 쳐다보니 여기서 일하는 사람이라며 멀리서 입구쪽으로 다가오는 트럭을 가리킨다.
트럭을 타고 방문자 센터로 가는데 정~말 멀었다. 하마터면 큰일 날 뻔했다는 게 맞다.
낯선 이의 호의가 감사해지는 순간이었다.
시간 계산을 널널하게 하고 온 덕에 가장 먼저 도착한 후 안내를 받아 들어갔더니 안내 책자와 쉴 곳을 알려준다.
곧 여기 모여서 비디오 감상 후 출발 예정이니 쉬고 있으란다.
고스트 랜치에서 숙박도 할 수 있어서 그런지 식당도 있고 매점도 있고 있을 거 없을 거 다 있었다.
다음번에 가면 꼭 하루 날 잡아서 트래킹을 하고 숙박하는 편도 괜찮겠다는 생각을 했다.
고스트 랜치에서 크게 두 가지 투어를 많이 하는데 하나는 오키프가 머물던 공간을 투어 하는 것 그리고 고스트 랜치 풍경 투어가 있다.
오키프의 집/작업실 경우 오키프 미술관에서 타임랩스 영상으로 볼 수 있다 해서 나는 과감히 고스트 랜치 풍경 투어를 신청했다.
투어 출발 시간이 다가오고 사람들이 한 두 명씩 자리를 잡자, 가이드가 와서 비디오를 틀고 이어 자기소개를 한다.
그리고 주차장에 있던 셔틀로 사람들을 안내한다.
고스트 랜치를 1-2시간 안에 다 돌기에는 너무 광활해서 차로 이동하며 주요 스폿을 구경하고 또 내려서 사진을 찍게 해준다고 한다.
날씨도 너무 좋고 풍경도 너무 좋고 카메라 셔터를 누르는 곳마다 장관이고 예술이었다.
산타페에 더욱 반하던 순간이었다.
오키프가 왜 이 곳을 너무나도 사랑했는지 알 수 있을 것 같았다.
구름이 움직일 때마다 산의 모습도 계속 바뀌는데 그것도 장관이었다.
다만 아쉬운 것은, 노을이 질 때 색도 같이 바뀐다고 하는데 그것을 못 보는 것이 너무 아쉬웠다.
너무나도 즐겁지만 또 짧았던 투어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
콜벤 아저씨는 이미 이 지역 베테랑인지 투어가 끝나는 시간에 맞춰 이미 내 이름을 들고 주차장에서 대기하고 있었다.
시즌 때는 주로 단체 관광객들을 실어 나른다는 아저씨는 저번 주에 일본 관광객들 5명을 실어 날랐다고 나에게 이야기했다.
아저씨 나름대로의 친밀감 표현이었겠지만 썩 유쾌하지는 않았다.
멀리서 저무는 태양을 보며 말없이 가던 중 여기 근처에 굉장히 유명한 곳이 있는데 보여주겠다며 차를 돌려 어디론가 열심히 올라간다.
특이하게 생긴 교회였는데 이 곳이 굉장~히 유명하다며 왜 유명한지 설명은 해주지 않고 사진을 우선 찍으란다...
난 또 열심히 사진을 찍자 아저씨가 만족하며 엄지 척을 보여댄다.
나도 같이 엄지를 치켜올려주자 신이 난 아저씨는 가는 내내 시끄럽게 썰을 풀어댔다.
길거리에 보이는 카지노들 대부분이 원주민들이 운영하는 곳이라는 둥,
사실 카지노가 들어오면 마약과 여자가 같이 들어와서 원주민들이 반기지는 않는다는 둥,
대충 맞장구 쳐주니 금방 시간이 지나 산타페에 도착을 했다.
길었던 고스트 랜치로의 여행이 끝나고 나에게 주는 보상으로 눈여겨보았던 햄버거 맛집에서 저녁식사를 했다.
식당이 로컬 사람들에게도 굉장히 사랑받는 곳이라고 했는데, 한구석에 뉴멕시코식 조미료도 팔고 있었다.
그리고 배가 고파서 그랬는지 정말 꿀맛이었다. 역시 시장이 반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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